2024. 4. 19. 18:33ㆍLiterature/수필
요즘 세상에 대기업 가서 떵떵거리는게 중요하지 누가 학문이 좋아서 대학에 가냐만은, 그런 미친놈이 여기 한명 있다. 정확히 말하면, 학문 그 자체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긴 하지만. 그리고 나는 어느 정도 되는 대학에 가면, 이런 사람들을 많이 만날 줄 알았다. 근데 유감스러운 점은, 그런 일은 없었단 말이지.
물론 내가 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해 봐서 이렇게 생각 할 수 있다. 하지만 적어도 우리 교수님의 증언과 사색의 광장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우리 학우들을 보면, 음... 글쎄다, 술 마시면 텐션이 와락거리고 관심사 외에는 말을 잘 못하는 내가 낄 수 있을련지는 참 의문이다.
(실제 사례로, 정말로 용기내서 참여한 해외 연수에서, 술게임 간신히 외운건 기억 하나도 안나고, 개소리나 하다가 끌려가서 뒤지게 혼나서 멘탈이 깨졌었다. 더 할말이 있겠는가? 물론 죄목이 있다면, MT나 OT 참석 안한 정도랄까.)
그래서, 그리고, 마치 "너는 청춘이랑은 안어울려 이놈아, 그냥 업무적으로만 살아!"라고 거울이 외치는것 같아서, 무언가 슬펐다. 적어도 한가지 조건만 나았다면, 뭐 하나만이라도 더 잘했다면 지금보다 나았을 텐데. 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되가지고, 방 안에서 쓸쓸히 키보드나 두드리고 있는 것일까?
어쩌면 소프트웨어융합학과보다는, 윗동네 대학교 경제학과를 가는게 더 나았을 꺼란 망상도 들고는 한다. 하지만 뭐 어떡해, 그냥 계속 키보드를 두드리는 수 밖에, 나는 게임 만드는게 너무 좋은걸.
결국엔 개복치처럼 잡아먹히거나, 아니면 유유히 헤엄치거나 둘 중 하나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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